[강대호의 책 이야기] '검사의 탄생’, 카지노 블랙잭개혁을 위한 77개의 질문

2024-12-21강대호 칼럼니스트

[강대호 칼럼니스트] 12월 15일 실로 오랜만에 책을 펴 읽었습니다. 기억을 돌아보니 지난 4일, 그러니까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해제된 그날 아침부터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속보와 특보를 챙겨 보느라 책을 펼 틈이 없었거든요. 책 속의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했고요.

사실 전 11월 마지막 금요일에 출판사에 넘길 원고를 마감한 후 주말을 그야말로 빈둥빈둥 보내고 월요일에는 장바구니에 보관해 뒀던 책들을 주문했습니다. 책들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날인 수요일 오후에 택배로 도착했고요. 이 택배 상자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다음 날인 15일에야 뜯었습니다.

출판사 원고 퇴고할 때도 책을 읽었지만, 참고문헌 위주로 읽었었습니다. 그래서 마감 후 읽으려고 보상 삼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들이었습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소설과 시집, 그리고 논픽션 등이었지요.

하지만 다른 결의 책에 관심이 갔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있게 된 배경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카지노 블랙잭조직과 검사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를 ‘카지노 블랙잭공화국’으로 빗대기도 하는데 그 배경이 궁금했습니다. 어렴풋이 알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거든요.

‘검사내전’ 혹은 검사 본색

마침 책장에 제 눈이 가는 책이 있었습니다. 2020년경 이 코너에서 소개했던 <검사내전입니다. 저자 김웅은 책을 쓸 당시 검사였고 이후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검사내전은 이른바 생활형 검사의 일상을 다룹니다. 억울하거나 악랄한 피의자를 다루며 일견 법 앞에 평등한 잣대를 들이대는 카지노 블랙잭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또한 사건 이면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세태를 보여주고, 법으로 담을 수 없는 한계도 지적합니다.

때로는 법체계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법이 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없으니 ‘본질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요. 그런데 저자이자 검사인 김웅은 카지노 블랙잭을 비판하는 듯하지만, 책 곳곳에서 검사 본색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특히 법원을 은근히 비판하며 카지노 블랙잭이 우월하다는 그의 인식을 보여줍니다.

이런 식입니다. “(평소) 서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영장전담판사 때문에 후배들의 이름을 빌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거나 까다로운 사건의 영장이 통과되었을 때는 “영장전담판사가 꼼꼼하고 냉철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고 평합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의 판결은 들쑥날쑥하다.”고도 법원을 비판합니다.

<검사내전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는데 책에서 언급된 사건과 생활형 검사의 일상 위주로 그려졌습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런 인지도 덕분에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했던 검사 중에서도 김웅은 더욱 주목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김웅은 21대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검사내전은 어쩌면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 더 탄생하게 되는 출발선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카지노 블랙잭공화국을 경고한 ‘검사의 탄생’

저는 ‘병렬독서’를 즐겨합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독서입니다. 주로 소설과 시, 에세이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책을 동시에 읽기도 하지만 같은 주제의 책 여러 권을 함께 읽기도 합니다. <검사의 탄생은 <검사내전 등과 더불어 카지노 블랙잭과 검사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읽게 된 책입니다.

<검사의 탄생은 ‘카지노 블랙잭 안내서’이자 ‘카지노 블랙잭개혁 참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지노 블랙잭연구모임 리셋’이 썼는데 법학자, 법조인, 언론인, 활동가 등이 의기투합해 함께 저술한 책입니다. 이 책은 77개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인데 ‘카지노 블랙잭은 언제부터 힘이 셌을까?’처럼 카지노 블랙잭에 대한 궁금증을 쉬운 말로 풀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Q&A 방식입니다.

<검사의 탄생은 7장에 걸쳐 카지노 블랙잭은 어떤 조직인지, 어떤 권력을 행사하고 어떤 특권을 누리는지, 검언유착은 무엇이고 왜 생겼는지, 법원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을 이야기합니다. 나아가 카지노 블랙잭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카지노 블랙잭개혁을 위해 언론과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이야기합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카지노 블랙잭과 검사에 대한 비판서입니다. 물론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으로서 검사들도 많습니다. 이 책에서 비판하는 카지노 블랙잭과 검사는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믿고, 권력을 지향하고, 조직과 자기의 뜻에 따라 수사와 기소를 선택적으로 하는 그런 검사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제 궁금증을 달래줄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왜 윤석열 정부에서 카지노 블랙잭 문제가 더 심각해진 걸까?’라는 질문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저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대통령의 ‘수사통치’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검사가 특수 수사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거죠.

게다가 검사 출신들을 요직에 등용하는 건 물론 정치적 타협이 필요한 일들도 “합법 또는 불법이라는 검사의 이분법적 시선”으로 판단해 버리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합니다.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 해결보다는 법적인 제재”로 정치인과 시민을 눌러버리기도 한다면서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검사의 자세라는 겁니다.

<검사의 탄생 저자들은 한국을 ‘카지노 블랙잭공화국’이라는 표현을 두고 “카지노 블랙잭이 과잉 권한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나왔다고 지적합니다. 카지노 블랙잭이 정치에 끼어들어 “과도한 영향”을 끼쳐왔다는 거죠.

저자들은 또한 카지노 블랙잭이 정치인에 대해 선택적인 수사와 기소를 진행하는 게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카지노 블랙잭조직 혹은 권력을 위해 “정치적 선택을 하고 수사와 기소를 활용”한다는 거죠. 이런 면에서 지난 몇 년간 목격한 정치인들의 법정행은 어쩌면 카지노 블랙잭의 선택적 수사와 기소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권력이 바뀔 때마다 그 흐름에 편승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 왔다고 지적합니다. 2016년 국정농단 수사 때 눈에 띈 검사들이 결국 대통령이 되고 여당 대표가 된 게 대표적 결과라면서요.

그런데 또다시 카지노 블랙잭의 시간이 시작된 듯합니다. 지난 3일의 비상계엄령 후 눈치를 보던 카지노 블랙잭은 어느새 내란 수사의 키를 움켜 진 수사기관이 되었습니다. 현행법상 대통령 수사를 공수처로 넘겨주어야 했지만, 내부에서는 욕심을 내는 듯합니다. 수사 주도권을 다투는 경찰을 노골적으로 견제까지 하면서요.

임은정 검사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러한 카지노 블랙잭의 태세 전환을 두고 조직 생리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만 카지노 블랙잭이 충성했던 대통령의 권력에 틈이 생기자, 사냥 본능을 드러낸 것에 대해선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카지노 블랙잭의 태세 전환을 반기는 측도 있지만 여전히 의심의 눈을 거두지 않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간의 역사가 보여주듯 카지노 블랙잭은 권력의 편이었고 권력은 카지노 블랙잭의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카지노 블랙잭이 권력 그 자체가 되었던 걸 지난 몇 년 경험해 오기도 했고요.

권력을 위해 돌아가던 시간을, 이제는 시민을 위해 돌아가는 시간으로 되돌려야 할 때라고 느끼는 건 저뿐만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