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정 칼럼니스트] '세상과 카지노 잭팟의 차이는 없다. 카지노 잭팟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1913년 5월 29일 파리 샹젤리제 극장,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에 천재 무용수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안무로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발레 뤼스(러시아 발레단)의 신작 <카지노 잭팟 제전이 선보였다. 최상의 조합인 만큼 콧대 높은 파리 관객들의 기대는 매우 컸다.

하지만 막상 막이 오르자, 괴상한 불협화음과 기존 발레와는 한참 다른 움직임이 등장했다. 화가 난 관객들은 고성과 야유를 하며 소란을 피웠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작품을 본 평론가들은 ‘카지노 잭팟 제전’이 아닌 '카지노 잭팟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유럽 공연예술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캔들로 남았다. <카지노 잭팟 제전은 지나치게 파격적이고 선동적이라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초연 이후 전 세계 안무가에 의해 수없이 재해석됐다. 그리고 1975년,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쉬에 의해 <카지노 잭팟 제전은 새롭게 태어난다.

<카지노 잭팟 제전은 혹독한 겨울을 보낸 고대 부족이 풍요를 기원하며 처녀 한 명을 간택해 '대지의 신'에게 희생제의를 바치는 내용이다. 초연 안무가 니진스키와 이후의 많은 안무가들은 이 신화적 구조 속에 숨겨진 폭력성과 에로티시즘을 원초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1975년 초연된 피나 바우쉬의 <카지노 잭팟 제전은 제물이 되는 '희생양'에 주목한다. 누가 희생양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와 긴장감이 무대를 감싼다. 또 선택에 의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심리를 '술래잡기'로 표현했으며, 실제로 누가 피해자가 될지는 그날 무대에서 정해진다.

실제로 카지노 잭팟에 대지를 옮겨 놓은듯한 검붉은 이탄(泥炭)이 두껍게 깔려 있고, '희생'을 의미하는 빨간 천이 있다. 빨간 천이 손에서 다른 무용수의 손으로 옮겨지다 제물이 되고, 제물은 곧 죽음을 맞이한다. 공포의 분위기에 타악기 소리와 무용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관객의 고막을 자극한다.

흙바닥은 유일한 장식이다. 먼지가 카지노 잭팟 전체를 덮는다. 무용수들은 흙바닥에서 모였다 흩어지고, 뛰고 뒹굴기를 반복하며, 야만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그대로 발산한다. 삶과 죽음, 질서와 무질서, 남과 여의 대립을 하듯 강렬한 군무가 카지노 잭팟를 제압한다.

작품이 말미에 갈 즈음, 희생의 징표인 빨간 천이 빨간 원피스로 바뀌고, 제물이 된 여성 무용수가 그 빨간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춘다. 불안과 극도의 공포 속에 최후에 이르는 춤을 추며, 희생양이 된 운명에 대한 거부하는 듯 강렬한 춤을 추는 도중 원피스의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린다. 노출되는 가슴은 희생양이 무방비하게 당하는 현실을 극대화한다. 가슴이 드러나는 장면은오히려 처연하게 느껴진다.

관객은 어쩌다 희생양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 제물을 보며, 죽음을 방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장면은 관객마저 제물이 된 여성의 가혹한 운명에 공범이 된 것 같아 죄책감 마저 들게한다.

무용계에서 피나 카지노 잭팟 이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현대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타계한 지금까지도 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인간의 삶이 무용이다'라며 몸은 세계를 이해하는 근본임을 강조하고 정형화된 형식을 벗어나 그만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5살에 발레를 시작하고 17세 때 미국 줄리어드에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하면서 '포스트모던'의 영향을 받는다. 그 영향으로 ‘탄츠 테아터(Tanz Theater)’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춤과 연극을 구분 짓지 않고 카지노 잭팟에서 마음껏 그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솔직히 카지노 잭팟 작품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보다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가에 관심이 있다"라는 그의 말처럼, 바우쉬에게 춤은 세상과 소통하는 표현이자 도구이다.

또 결론을 강요하거나 설득하지도 않는다.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은 카지노 잭팟 위에서 진실, 폭력, 결핍 혹은 잘못된 사랑을 목격한다. 그 '불편한 진실'에 비치는 우리의 삶이 투영된다.

카지노 잭팟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의 삶'인데 그중에서도 인간의 모순과 필연적인 고독, 이성 간의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관계 등 우리가 쉽게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보여준다. 외면하고 싶고, 보고 싶지 않은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그래서 단순한 일상 동작을 강박적으로 반복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해준다. 더 나아가 이것을 넘어 강한 집착과 공포를 느끼게 한다. 피나 카지노 잭팟는 관객을 이중적으로 웃게도 하지만 또 공포스럽게도 한다.

'세상과 무대의 차이는 없다. 무대는 인생의 축소판이다'라는 피나 카지노 잭팟 말처럼, 무대의 낯선 모습을 통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맞닥뜨리게 되고, 그 안에서 나의 숨겨진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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