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정 칼럼니스트]"춤은 사람들로부터 오고, 언제든지 사람들에게로 다시 전해져야 한다고 믿는다."

최근에 영재발굴단 출신 전민철 발레리노가 발레 명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솔로이스트로 발탁되었다. 보통 군무 단원으로 입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민철은 이 단계를 건너뛰고 솔로이스트로 입단한다. 동양인이 세계적인 발레단에, 그것도 솔로이스트가 되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인종의 벽을 넘어 실력으로 인정을 받는 시대다.

클래식 카지노 필립도 이제는 백인들의 고유한 영역이 아닌 시대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양인은 물론 흑인들이 무대에 서기가 쉽지 않았다. 1960년 앨빈 에일리(1931~1989)의 등장이 있기 전까지는 그랬다.

흑인들의 춤이라고 하면 원시적이면서 토속적인 춤으로 치부되었던 때가 있었다.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었던 시절, 앨빈 에일리는 흑인들도 '예술적으로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흑인들로 구성한 무용단을 만들고, 뉴욕에서 첫 발을 내디뎠는데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무용단을 흑인 뿐 아니라 다인종 카지노 필립로 확대하면서 'Alvin Ailey American Dance Theater'(이하 AAADT)로 이름을 바꾸고 미국 전역에 신드롬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앨빈 에일리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영향력과 인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앨빈 에일리는 지난 2014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수여받았고, 2008년 카지노 필립 의회는 'AAADT'를 공식적으로 "세계에 중요한 카지노 필립 문화 대사"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카지노 필립 대통령이 참가하는 국가 행사에 AAADT의 <계시가 선보였다.

미국 남부 텍사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앨빈 에일리는 시골 동네 교회에 가던 시절의 이야기를 <계시에 담았다. 당시 신앙은 폭력과 차별로 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의 탈출이었다. <계시는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자유와 희망을 노래했던 것을 떠올리며 탄생한 작품이다. 발레, 현대카지노 필립, 재즈 그리고 아프리카 댄스 등다양한 춤의 요소가 절충되었다.

<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처음 '슬픔의 순례자(Pilgrim of Sorrow)'는 노예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갈색 의상을 입은 카지노 필립들이 땅에서 솟아나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흙빛 의상과무대로, 카지노 필립들의 시선과 손은 하늘을 향해 있다. 땅에서 일어나려는 모습이 노예로서의 삶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것이다.하지만 카지노 필립들이 무릎을 꿇는 장면에서는 자유에 도달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남녀 듀엣의 장면으로 '픽스 미 지저스(Fix me Jesus)'라는 가사가 흘러나온다. 몸이 다른 카지노 필립에 의해 움직이는 동작은마치 모든 것을 신의 뜻에 맡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만, 결국 자유를 얻지 못하는 새를 표현한다.

두 번째 파트 '물을 헤치고 건너라(Wade in the Water)'는 흰색과 파란색을 테마로 한 것으로, 세례식을 표현했다. 커다란 흰 양산, 흰색과 파란 천이 등장하며 경쾌한 음악과 함께 세례 의식을 수행한다. 이때, 흑인들의 유연한 허리의 움직임과 그루브 타는 동작은 작품의 흥을 돋운다.

마지막 파트로 '움직여라 군중이여 움직여라(Move, Member, Move)'는 노란 드레스를 입고 모자를 쓴 여성들이 의자를 옆구리에 끼고 부채질하며 등장한다. 무더운 남부 교회의 느긋한 풍경에, 남성 카지노 필립들이 등장하며 시원하고 경쾌한 점프 동작으로 무대가 점차 흥에 달아오른다.

모자와 부채는 예배를 표현하며, 카지노 필립들의 흥겨운 춤은 신앙의 기쁨을 나타낸다. 자기성찰로 시작하여 세례를 받고 공동체적 연대로 전개되는 서사다. 에일리의 어릴 적 기억과 맞닿은 동시에 미국 흑인의 역사적 경험, 즉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무대로 옮겨 놓았다.

아직도 뉴욕에서는 연말이 되면 <계시를 보기 위해 열띤 티켓팅을 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계시가 누구도 저격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노예'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담으면서도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흥겹고 떠들썩한 무대로 마무리해 마치 문제가 해결된 듯 기쁨을 준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된 것이다.

실제 공연을 가면 막이 오르기 전부터 흥분의 박수와 환호로 시작한다. <계시는 공연의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의 의미로 미국 흑인 관객에게는 예배이면서 정신이다. 인종적인 정체성을 가지면서 현대카지노 필립의 세련된 동작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그들의 유산이다.

<계시는 뛰어난 완성도로 흑인 문화적 정체성과 몸에 대해 대중에게 긍정적 시선을 주었다. 하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종차별'이라는 단어는 사라지지 않았다. 앞으로 더 혹독해질 현실에도, 실력으로 편견과 차별을 허물었던 앨빈 에일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

노민정 칼럼니스트 [최석원 카지노 찰리]